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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 개혁 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쟁점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아짐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다. 기초연금은 만 65살 이상의 한국 국적을 지닌 국내 거주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다달이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는 최대 월 32만3180원(1인 가구)이 지급되고 있다. 이를 40만원으로 높이겠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입장이나 지급 대상자 등에서 다르다.

 

 

목차 

  • 수급자 50%로 줄여 빈곤층 집중 vs 노인 100%에 차등 지급
  • 기초연금> 국민연금 우려 : 연계감액 폐지 의견
  • 16명 중 13명 <국민연금 일부 퇴직금 전환>

 

수급자 50%로 줄여 빈곤층 집중 vs 노인 100%에 차등 지급

 

기초연금을 월 4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16명 전문가 중 13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김연명·주은선·남찬섭 교수는 가입자들이 납부한 보험료가 재원인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현행 월 30만 원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 이들은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까지 올린다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급자 범위에 대해선 50%로 축소해 저소득·빈곤층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모든 노인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 등으로 엇갈렸다. 김연명 교수는 현행대로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는 게 적절하다고 보았다. 반면, 정해식 한국자활복지개발원장과 주은선 교수는 월 40만 원 이상으로 인상한다면, 저소득·빈곤층 지원에 더 집중하도록 수급자를 현행보다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원섭·최영준 교수는 기초연금 수급자를 모든 노인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노인 100%에게 기초연금을 주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의견도 냈다. 구인회 교수는 두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국민연금 미가입자나 연금액이 20만 원 아래인 노인에겐 월 50만 원의 기초연금 지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구 교수 역시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소득 상위 노인에겐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하·석재은 교수와 오건호 정책위원장 등은 단기적으로는 “소득 하위 70%에게 월 40만 원을 지급”하되, 10년 이내엔 저소득 노인에게 일정 수준의 최저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꿀 것을 주문했다. 정해식 원장과 주은선 교수도 저소득 노인 대상으로 기초연금에 더해 연금을 보충해 주는 보충연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초연금

 

 

기초연금> 국민연금 우려 : 연계감액 폐지 의견

 

세금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올릴 경우, 가입자 보험료가 재원인 국민연금과 형평성 문제가 대두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기초연금이 1인 가구 기준 월 40만 원까지 인상되면, 부부 노인의 경우 매달 64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를 10년 이상 낸 노령연금 수급자 월평균 연금액은 55만 7천 원가량이다. 기초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웃도는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액을 줄이는 ‘연계감액’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원섭 교수와 김혜진 부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연계감액에 대해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국민연금 가입을 끌어내기 위해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2021년 말 기준 국민연금으로 인해 기초연금이 깎인 수급자는 35만 7천 명으로, 감액 금액은 1인당 평균 7만 원이었다.

 

기초연금

 

 

16명 중 13명 <국민연금 일부 퇴직금 전환>

 

적절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선 사적연금인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21년 말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는 900만 명으로 연간 보험료 35조 원에 적립금만도 295조 6천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가입자 대부분이 일시금으로 수령해, 은퇴 뒤 다달이 연금으로 받는 비율은 4.3%에 그친다. 이에 전문가 16명 가운데 김연명·김용하 교수 등 13명은 퇴직연금 적립금 일부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전환하는 조처를 주문했다. 특히 김용하 교수는 회사가 퇴직금으로 다달이 적립하는 월급의 12분의 1, 즉 8.33% 가운데 일부(제도 폐지 이전엔 3%)를 떼어 국민연금 보험료로 전환하는 퇴직금 전환제의 부활을 주장했다. 1993~1999년 시행된 적이 있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로 높인 효과가 있다”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반면, 주은선 교수와 김혜진 부연구위원은 퇴직연금 기능 강화엔 동의하면서도 “이번 (개혁)에는 논의가 불필요하거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문일 원장은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최소화해, 수익률을 높이고 일시금 대신 연금을 선택하도록 하는 연금 과세 개편 등 조처는 필요하나, 보험료 일부를 국민연금으로 돌리는 방안은 노동계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노동계는 퇴직금 전환제 부활에 부정적이다. 다수의 노동자들이 비자발적인 조기 퇴직 등으로 대부분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데다, 퇴직금(퇴직연금)을 ‘후불 임금’으로 보기 때문이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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